마음에 쉼표하나

..

. 강촌 2015. 11. 10. 20:40

 

숙소에서 현장까지거리는 먼 편입니다.경주시 양북면..자동차로 30분거리에 위치한 ..

인천 사람은 저 혼자..모두 울산에서 온 기술자들입니다

함께 일하다보니 어느새 형님,아우라 부르며 친숙해졌습니다

 

오늘은 현장사정으로 인해 오전근무만 하게 되었는데  동료한분이 몇몇사람을 자기집으로 초청을 했습니다..

 

 

들꽃이 가득 핀 가을날.. 비탈진 산 언덕배기에 소담스럽게 지어진 하얀집..  배추가 무성한 잎을 추스르는 텃밭의 주변에 고스란히 남겨진 가을흔적들.. 

  

 

 

앞산,뒷산엔 곱게 물든 나뭇잎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냇가에선 아낙이 빨래를 하고 있

산등성이,몇집밖에 없는 조용한 산동네.. 정겨운 풍경이였습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텃밭에서 캐온 싱싱한 채소와

키우던 갓잡은 토끼를 그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토끼고기.. 오늘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잡는 모습을 봐서 그랬을까요..토끼의 똘망한 눈망울이 자꾸 술잔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특별히 맛있단 생각은 들진 않았습니다

 

집안이 잘 정돈 되있는.. 주인 내외분의 성격인양 깔끔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울산 시내에서 살고,그는 혼자 짐승들과 이곳에 산다 했습니다

  산에서 캐다 담근지 3년 됬다며 꺼내온 하수오 술..색깔이 찐하고 독했습니다.

 

손님 올때마다 내온다는 귀한약술을 나눠 들

동료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

 숙소 입니다

 

 

저는 감을 참 좋아합니다..

작년 가을엔.. 친구가 시골서 보내온 감을 한보따리 갔다줘서 맛있게 먹었는데..

금년가을엔.. 산에서 따다 거실바닥에 아무렇게나 놓고

퇴근후 심심하면  하나씩 주워다 먹습니다

 

현장이 자연속에 묻혀있는 곳이라 주인없는 감나무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따다 감식초도 담고..저는 먹을 만큼만 .. ㅎ

 

 

비록 이곳저곳 나그네처럼 떠돌며 고된 현장 일을 하지만

저는,그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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