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쉼표하나 237

..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바라보는 바다.. 바닷가에 홀로 서서 어둠을 밝히는 등대가 오늘따라 애틋하게 보인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다가도 갑자기 기분이 축 가라앉는 날이 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마음이 상하는 날도 있다.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런 날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의 담담한 위로를 건네며 지친 마음을 보듬어 주는 바다가 숙소앞에 있어 좋다.

..

찬 바람 불어오는 바다.. 갈매기 한마리 그림자처럼 느릿느릿 지나간다. 지난 여름 그 많던 사람들은 가고 없다.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한껏 상기되었던 해변가도 이젠 활기를 잃고 야위어간다. 거리에는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낙엽들이 방황하고 있다. 찢어진 포장 틈새로 서늘한 바람이 새어드는 곳.. 등에 냉기를 느끼면서 마시는 술 한잔 .. 소주가 주는 짜릿하고.. 차고.. 칼칼한 위안... 포장마차에 앉아 11월의 서정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