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쉼표하나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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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부안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영내에 버스가 운행된다. 산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어서 그런지 아늑하기 그지없었다. 그 형세가 마치.. 어미가 아기를 품에 안고 재우고 있는 듯했다. 여기저기서 쉬지 않고 들리는 새소리마저 조용히 내려앉는 듯하고 세상의 분잡한 일들은.. 구름따라 흘러가버린 듯 일하는 와중에도 ..심신은 말할 것도 없고.. 영혼마저 자유를 얻는 것 같았다. 집 떠나온 젊은병사들을 포근히 감 싸고 있는 산은.. 조용히 명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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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0일 얼마전에 친구에게 쌀을 부탁해놨었는데 ..어제 방아를 쪄서 고향에서 쌀을 한가마 싣고왔다 지난 봄 ...친구고향인 양평에 친구랑 함께 내려가 모내기를 도와주고 왔는데..벌써 쌀을 수확했단다.. 내 먹을거 조금 덜어놓고..아들직장으로 갔다.. 아들차에 쌀을 실어주고 떠나려는데..어느새 녀석이..차안으로 봉투를 밀어 넣었다.. 만나면 늘 하는말.. '배곪지 말라'고.. 기특한 녀석.. 열어보니.. 두둑하니 돈이 들어있었다. "아버지~ 잘먹을께요~" 운전조심하고 잘 다녀오세요.. "그래.. 고맙다~ 아들아 ..잘쓸께~" 근데 왜..맘이 짠할까.. 아버지와 아들.. 죽어서도 가슴에 안고 갈 영원한 그리움..인 갑다.. 아들과작별을 나누고 쉬지않고.. 열심히 달려왔는데두 진해까지 근 5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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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는.. 전철을 타고..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을 차창으로 감상했습니다 가을비 온 뒤 갑자기 단풍 색이 짙어지고.. 발길에 나뭇잎 하나라도 채이면 마음은 괜시리 서글퍼지고.. 시선은 먼 산 그림자를 쫓으며 이유 없이 글썽 거려집니다 오늘은 34번째.. 결혼기념일 입니다. 주인없는 기념일을 자축하고 있었습니다. 촛불이 어둠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와인 한 모금에 마음은 가랑비처럼 젖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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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내리던 비가 오후되니 멈췄다..운동삼아 근처 작은 산에 갔다. 이름을 아는 나무보다 모르는 나무가 더 많았다. 벌써 가을이 상당히 진행되어 형형색색.. 알록달록.. 본격적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때마다 후두둑 나무에서 낙엽이 떨어졌다.. 나무 밑에는 낙옆이 수북하게 쌓였다. 지나는 바람에 도토리도 쌓인 낙엽위로 힘없이 떨어졌다 무덤들이 군데군데..눈에 띄었다.부모가 죽고나서 좋은 비석을 세운들 그것이 후손들 자신을 위한 대리 만족일 뿐 부모에 대한 예우는 오히려 살아 생전에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이 진정한 효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손이 관리하는 묘엔 비석과 상석.. 뗏장도 제대로 입혀져있지만 임자없는 묘엔 횡하니 떨어진 낙엽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보니 군입대를 몇달앞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