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쉼표하나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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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현장까지거리는 먼 편입니다.경주시 양북면..자동차로 30분거리에 위치한 .. 인천 사람은 저 혼자..모두 울산에서 온 기술자들입니다 함께 일하다보니 어느새 형님,아우라 부르며 친숙해졌습니다 오늘은 현장사정으로 인해 오전근무만 하게 되었는데 동료한분이 몇몇사람을 자기집으로 초청을 했습니다.. 들꽃이 가득 핀 가을날.. 비탈진 산 언덕배기에 소담스럽게 지어진 하얀집.. 배추가 무성한 잎을 추스르는 텃밭의 주변에 고스란히 남겨진 가을흔적들.. 앞산,뒷산엔 곱게 물든 나뭇잎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냇가에선 아낙이 빨래를 하고 있는 산등성이,몇집밖에 없는 조용한 산동네.. 정겨운 풍경이였습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텃밭에서 캐온 싱싱한 채소와 키우던 갓잡은 토끼를 그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요리를 시작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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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로 스산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골목길을 나오면서.. 문득,유년의 뜨락을 서성 거리던 나를 만났습니다 거대한 도심속 골목에.. 수십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타임머신을 경험한 것 같은 어린 내 추억들이 고스란이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어느 굴뚝에선가 달착스러운 밥냄새도 흘러 나왔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메라셧터를 누르면서..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 어디쯤에 맡아지던 큼큼한 냄새도 느껴졌습니다 정말오래 잊고 살던 풍경이었는데.. 저쯤..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던 어머니 음성이 들리는 듯해 울컥 가슴 한켠도 시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