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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에 몸을 내맡기고, 시리게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며 자연을 만끽하는 여유를 누리고 싶었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는 바다를 택했다.나를 위로하는 일.. 나와 화해하는 일.. 일에 파묻혀 방향도 없이 살아가던 일상..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아채기는커녕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삶이 조금은 버거워 낚시를 핑계삼아.. 거제의 먼 바다위에 섰다. 고기잡이와 해조류 채취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조그마한 섬한산면 매죽리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 세 섬을 통틀어 매물도 라 했다.파도가 부딪치며 뿜어내는 물보라와 하얀 포말, 오색무지개의 장엄한 연출은해상공원의 신비감을 더해 준다. 광활한 바다에 바람이 분다.바다위에 솟아오른 침봉들을 휘돌고 가파른 골짜기를 맴돌아 넓고 푸른 바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큰 숨을 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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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유년시절의 향수가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련한 그리움이라할까요. 이곳은 일꾼들이 점심을 먹는 '함바식당'입니다.. 근처 아파트현장,상가현장,여타의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백명이 식사하는 함바식당이지요.. 그런데 이곳에서.. 제비집과 새끼5마리..쉴새없이 새끼들의 먹이를 나르는 어미새 두마리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이런곳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까지 키우게 됬을까?..정말,신기했습니다. 예전 유년시절 흔하게 보았던 제비..실로 오랫만에 보게 됬습니다 여름 밤하늘을 현란하게 수놓았던 반딧불이, 그리고 풍뎅이 ,장수하늘소, 땅강아지, 물방개등 모두가 사라져 가고 있어 안타까웠는데 이런곳에서 제비부부의 애틋한 자식사랑을 보게 되어 기뻤습니다. 제비가 지저귀는 소리는 가냘프고 연약한 맛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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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모처럼 여렷이 모였다 .늘 그랬던것 처럼 맥주와 소주를 섞었다. 목줄을 타고 넘는 시원한 청량감에 빠르게 오르는 취기.. 바쁜 세상인데 취하는 것도 빠르게.. 앉자마자 건배하며 소맥 한 잔 들이키면 빈속은 금방 반응한다. 전광석화 같은 취기. 빨라서 좋다. 권커니 ..잣커니..잔들은 허공에서 춤추고..물이 술인가.. 술이 물인가..술술 잘도 넘어 간다 술은 역시 여럿이 어울려 마셔야 제 맛이 난다.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혼자서 먹으면 외롭고 둘이 먹으면 단출하다. 이태백이 술이 없었다면 과연 그 수많은 시를 남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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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엔 많은 외국인들이 있습니다.이들을 보니 군에서 갓 제대한 이듬해, 81년도 가을에 멀고먼 이국땅 뜨거운 열사의나라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들처럼 일하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처자식 고향에 두고 먼 곳까지 돈벌러 온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사람들.. 멀리서도 확연히 다른 모습에 눈길이 갑니다 멀고 먼 낯선나라에 와서 일을 하며 가족을 그리는 가뿐 숨결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그들도 우리 이웃 입니다.